두 여자

두 여자가 지하철 승강장 벤치에 한 뼘 정도의 간격을 두고 마주보고 앉아있다. 벤치 양 쪽으로 상행선과 하행선이 바삐 들고 난다. 열차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아 둘이 할 이야기가 아직 한참 남았다. 그런데도 따로 카페로 옮기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이 둘은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만났기 때문이거나 ― 아니다. 우연히 만났는데 이렇게 벤치에까지 앉아서 대화를 나눌리는 없다. … 두 여자 계속 읽기

『우리가 보낸 순간』과 김연수

작가 김연수를 좋아한다. 최근에 김연수를 더 좋아하게 된 일이 있었다. 친구의 생일선물로 책을 주려고 했다. 워낙에 책 선물을 좋아한다. 받는 상대방이 뭐야, 책이야? 실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책을 선물 받을 때의 나는,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살아갈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그런 기분을 함께 받곤 한다. 그래, 이 책을 읽어야겠구나. 읽으려면 살아야겠구나. 마음산책에서 펴낸 『우리가 보낸 순간』 시편과 … 『우리가 보낸 순간』과 김연수 계속 읽기

어머니와 함께 10분 글쓰기

어머니와 10분 글쓰기를 시작했다. 나탈리 골드버그의 『글쓰며 사는 삶』을 읽고서 착안했다. 10분 글쓰기란 10분 동안 정신없이 쓰고 잠시 쉬다가 다시 10분 동안 정신없이 쓰는 방법이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자신없어 하셨지만, 일단 시작하니 10분 정도는 끄덕없이 쓰셨다. 어머니랑 나는 고작 두 페이지 써놓고는 같이 울었다. 오늘은 이 정도로 그치기로 했다.

『글쓰며 사는 삶』 (나탈리 골드버그, 2010)

아룬다티 로이의 『9월이여, 오라』를 읽고 “우리가 무언가가 되어야만 한다면, 우리는 모두 작가가 되어야 한다”라고 쓴 적이 있다. 지금이야 꽤나 화끈거리지만, 그 당시엔 그 정도로 벅차올랐다. 『작은 것들의 신』으로 잘 팔리는 작가가 된 그녀는 권위있는 문학상인 부커상 수상 강연으로 전세계를 돌다, 돌연 미국의 제국주의를 겨냥한 정치평론을 뱉어냈다. 나는 환호했다 무릇 작가라면, 이런 글을 써야한다! 나탈리 골드버그의 … 『글쓰며 사는 삶』 (나탈리 골드버그, 2010) 계속 읽기

책 읽고 글 쓰는 일

비싼 밥 먹고도 한 번씩 공상을 한다.“어떠한 물질적 사회적 제약조건도 없는 상황이라면, 어떤 '일'을 업으로 삼을 것인가?”아예 일이나 업에서부터 벗어나면 안 될지 되물을 이도 있겠다만, 맑스에 의하면 인간의 유적 본질은 노동이므로 최소한의 인간성 담보를 위해 그러한 도피는 불가하다고 하자.이 질문에 나름의 답을 몇 차례 던져봤지만, “책 읽고 글 쓰는 일” 외에는 답을 할 수가 없었으니 … 책 읽고 글 쓰는 일 계속 읽기

『글 읽기와 삶 읽기 2』 (조한혜정, 1994)

지식과 권력은 어떤 관계인가 조한혜정 교수의 수업은 대학시절을 통틀어 제게 많은 영향을 준 강의 중 하나이다. 학생들을 방목하기 보다는 지향점이 분명하고 “놀면서 하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조한혜정 교수의 강의를 들은 덕에 이 책 1권과 2권을 구입했고, 강의 들을 당시에 1권을 읽었다. 2권은 다른 책들에 밀려 책장 맨 윗칸에 꼽혀있기만 했다. 그러다 최근에 틈틈이 다시 읽게 … 『글 읽기와 삶 읽기 2』 (조한혜정, 1994)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