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찌개집

신촌 찌개집 오랜만에 갔는데, 비오는 날이고 해서 손님이 폭주, 사장님 말씀으로는 올 여름 처음으로 만석(滿席)을 하였는데 하필이면 돼지고기가 다 떨어져서 지금 좀 기다려야 한다고.

“빈 속에 맥주가 진짜 맥주”라는 친구와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OB골든라거를 음미하였으나 둘이서 세 병을 비울 때까지 돼지고기는 도통 오지를 않아.

문이 열리면 돼지고긴가 싶어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결국 사장님께서 다음에 오라며 미안하다고 맥주 값도 안 받고 우리를 내보내셨지만, 우리는 비 그친 신촌 바닥을 돌고 돌다가 돼지고기 배달차 비스무레 한 것이 찌개집 앞에 도착한 것을 목격, 그 길로 찌개집으로 올라가 사장님께 외쳤다.

사장님 지금 돼지고기 왔죠.

가게 안의 다른 손님들은 으아, 진짜 으리, 으리를 외쳤고, 긴 머리에 흡사 예술가의 모양새를 하고 약간은 촌스런 K대의 빨간 티셔츠를 입고 계시던 사장님은 우리를 보고 반가움에 얼싸안고 두둥실.

두툼한 돈육이 가득 담긴 양푼김치찌개를 들고 나오셨다.

신촌 만화공화국

대한민국헌법에서 ‘민주공화국’의 ‘민주’를 ‘만화’로 치환하자는 시덥지 않은 농을 던질 정도로 만화를 좋아한다면, 만화공화국을 추천한다.

만화공화국은 신촌에 있는 만화방이다. ‘공간’에 정 주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자주 몸을 숨기는 곳. 울적하거나 시간이 붕 뜰 때엔 그저 슬며시 만화공화국 구석 자리에서 몇 시간이고 만화책을 본다.

신촌에서 3년째 살고 있는 나에게 만화공화국은 그만큼 특별한 공간. 게다가 한 때 (비록 매우 철없던 시절이긴 하나) 만화가가 되는게 꿈인 때도 있었을 정도로 ‘만화’에 대한 나의 애정은 꽤 특별했으니. 요즘도 왠만한 웹툰은 모조리 챙겨보고 있기도 하고. (그만큼 할 일이 없다는 소린가?)

인터넷을 떠돌다 만화공화국을 꽤 자세히 묘사한 ‘만화’가 있어 아래에 소개한다. 서울여대 학생들이 운영하는 슈먼닷컴에 연재되고 있는 이다의 서울여행기 중 신촌 편이다.

이 서울여행기의 처음이 신촌, 그 신촌 중에서도 만화공화국이라니 역시 B급 정서는 통하기 마련인가. 이 만화에는 만화공화국의 자세한 위치도 나와있고, 내부 사정 그리고 특장점도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아마 이 만화를 본다면 내가 유달리 만화공화국에 정을 주고 있는 이유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으리라.

(※ 위에 있는 이다님의 서울여행기로 가는 하이퍼링크가 잘 작동하지 않는 듯하여 현장을 보존할 목적으로 부득이 아래에 무단으로 전제합니다. 이다님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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