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재구성 (음성원, 2017)


도시의 재구성

도시는 쉼 없이 재구성 된다. 저자는 2012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현재까지 서울시가 재구성 되고 있는 가장 큰 동력으로 저성장 시대, 도심지 집중 현상,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을 꼽는다(11쪽). 저성장 시대가 되면서 저금리로 부동산 투자가 가능했고, 도심지 집중에 따른 주거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확산시켰다.

젠트리피케이션

특정 지역이 상업적으로 활성화 되면 땅값과 임대료가 오른다.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존 임차인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일견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걸까. 서울시가 내놓은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임대료가 저렴한 구도심에 예술가들의 거점이 생겼고 독창적인 문화가 형성되었는데 유동인구 급증으로 상업시설이 증가하고 기존 건축물을 용도변경하면서 땅값과 임대료가 급등하였다.” 저자는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 또는 ‘부동산 쏠림 현상’은 예술가가 주도한 것이 아니고, 저성장 시대, 저금리 정책기조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던 자본의 기획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서울의 경우에는 가치, 이용도 측면에서 저평가 되어 있던 지역이 이제야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44쪽). 이제 우리도 ‘임차인 사회’로 접어들었다. 이런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도시재생

저자는 도시재생을 “원래 용도가 다한 동네에서 새 용도를 찾아내고, 그 용도에 맞게 건물과 동네를 새롭게 디자인 하는 일”이라 정의한다(224쪽). 도시재생이 등장한 배경에는 개발시대의 종언(65쪽), 저성장 시대, 임대료라는 새로운 현금 흐름 창출을 목적으로 집을 소비재에서 생산재로 바꾸고 싶은 투자 수요가 있다. 신축비용의 60% 수준이면 리모델링이 가능하고(72쪽), 이 비용은 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 옛날 구조, 외관이 남아 있는 건물이 오히려 감성을 자극한다며 인기를 끈다. 동네가 뜨면서 투어리스티피케이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107쪽). 이 자연스러운 현상 속에서 서울시가 도시재생사업 ‘정책’을 갖고 끼어든다. 책에서 언급된 사례는 세운상가 그리고 창신동. 건물만 바꾼다고 도시재생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해당 지역의 새 용도를 찾아내는 ‘리프로그래밍’이 필요하다(114쪽). 서울의 경우, 물리적 재생이 필요한 지역도 아직 많다.

코리빙

도심지 집중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도심 밀집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교류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도시 르네상스’, ‘도시기업가’(Urbanpreneur)라는 말도 나온다. 자본도 인재도 도시에 모여있다. 도심지 주거 수요를 떠받치고 있는 1인 가구, 세대 구분적으로는 소위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는 어디든 쉽게 떠나고 싶어하는 ‘코스모폴리탄’이면서 새로운 사람과의 교류, 희소한 경험을 추구한다. 이 세대에 대한 대표적인 설명이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는 것이다(131쪽). 1인 가구의 부상에 대한 매우 현실적인 대응이 바로 셰어하우스로 대표되는 새로운 주거형태 ‘코리빙’이다. 방을 쪼개서 침실을 줄이고 임대료를 낮춘다. 여기에 공용 공간을 활용하여 교류와 경험을 넓힌다. 이것도 ‘임차인 사회’의 한 단면이다.

테크놀로지

접근성 낮은 골목이 새롭게 주목받게 된 이유는 모바일 시대 덕분이다(172쪽). 모바일 앱, 플랫폼 덕분에 자원의 수요-공급이 점점 더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기술과 결합된 공간은 새로운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영업 시작 전 또는 브레이크타임에 레스토랑을 공용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도 등장했다(Spacious). 이 역시 공간의 ‘리프로그래밍’이다(188쪽). ‘에어비앤비’ 영향력은 어마어마해졌다. 선한 기업이기도 하면서(181쪽), 젠트리피케이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182쪽). VR, AR, MR 기술에 힘입어 거리의 제약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196쪽). ‘디지털 노마드’라는 새로운 트렌드도 있다.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등장하면 기존의 도시 공간이 재편되면서 걷기 좋은 도시로 변화할 것이다(209쪽).

마포 현래장 (賢來裝)

서울 마포 도화동에 위치한 수타 짜장면 파는 중식당.

마포대교 북단 불교방송국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다.

나는 한국인이 사랑한 짜장면 5選을 보고 찾아갔다.

노포(老鋪,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답게 전통있는 짜장면 맛이었다(손짜장면 5,000원).

군만두는 평범했다(5,500원).

신촌 찌개집

신촌 찌개집 오랜만에 갔는데, 비오는 날이고 해서 손님이 폭주, 사장님 말씀으로는 올 여름 처음으로 만석(滿席)을 하였는데 하필이면 돼지고기가 다 떨어져서 지금 좀 기다려야 한다고.

“빈 속에 맥주가 진짜 맥주”라는 친구와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OB골든라거를 음미하였으나 둘이서 세 병을 비울 때까지 돼지고기는 도통 오지를 않아.

문이 열리면 돼지고긴가 싶어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결국 사장님께서 다음에 오라며 미안하다고 맥주 값도 안 받고 우리를 내보내셨지만, 우리는 비 그친 신촌 바닥을 돌고 돌다가 돼지고기 배달차 비스무레 한 것이 찌개집 앞에 도착한 것을 목격, 그 길로 찌개집으로 올라가 사장님께 외쳤다.

사장님 지금 돼지고기 왔죠.

가게 안의 다른 손님들은 으아, 진짜 으리, 으리를 외쳤고, 긴 머리에 흡사 예술가의 모양새를 하고 약간은 촌스런 K대의 빨간 티셔츠를 입고 계시던 사장님은 우리를 보고 반가움에 얼싸안고 두둥실.

두툼한 돈육이 가득 담긴 양푼김치찌개를 들고 나오셨다.

신촌 만화공화국

대한민국헌법에서 ‘민주공화국’의 ‘민주’를 ‘만화’로 치환하자는 시덥지 않은 농을 던질 정도로 만화를 좋아한다면, 만화공화국을 추천한다.

만화공화국은 신촌에 있는 만화방이다. ‘공간’에 정 주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자주 몸을 숨기는 곳. 울적하거나 시간이 붕 뜰 때엔 그저 슬며시 만화공화국 구석 자리에서 몇 시간이고 만화책을 본다.

신촌에서 3년째 살고 있는 나에게 만화공화국은 그만큼 특별한 공간. 게다가 한 때 (비록 매우 철없던 시절이긴 하나) 만화가가 되는게 꿈인 때도 있었을 정도로 ‘만화’에 대한 나의 애정은 꽤 특별했으니. 요즘도 왠만한 웹툰은 모조리 챙겨보고 있기도 하고. (그만큼 할 일이 없다는 소린가?)

인터넷을 떠돌다 만화공화국을 꽤 자세히 묘사한 ‘만화’가 있어 아래에 소개한다. 서울여대 학생들이 운영하는 슈먼닷컴에 연재되고 있는 이다의 서울여행기 중 신촌 편이다.

이 서울여행기의 처음이 신촌, 그 신촌 중에서도 만화공화국이라니 역시 B급 정서는 통하기 마련인가. 이 만화에는 만화공화국의 자세한 위치도 나와있고, 내부 사정 그리고 특장점도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아마 이 만화를 본다면 내가 유달리 만화공화국에 정을 주고 있는 이유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으리라.

(※ 위에 있는 이다님의 서울여행기로 가는 하이퍼링크가 잘 작동하지 않는 듯하여 현장을 보존할 목적으로 부득이 아래에 무단으로 전제합니다. 이다님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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