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15. 생애 첫 마라톤 풀코스 무사히 완주했다. 목표했던 4시간 30분 보다 약 26분이 더 소요된 기록으로, 아쉽게도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달리는 도중에 인터넷으로 5km 지점당 소요시간, 통과시각, 구간별 기록 등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

위 그래프에서도 볼 수 있듯이 20KM 지점 이후부터가 고비였다. 그때까지는 적어도 1KM 당 6분 30초 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했는데, 20KM를 지나면서 1KM 당 7분 30초 정도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거리주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리면서 본 현수막에 “고통은 순간이고, 완주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있었다. ‘내가 다시 풀코스를 달리게 될까….’ 아직은 엄두가 나질 않는다. 많이 고통스러웠고, 많이 외로웠다. 뛰는 동안에는 내가 이걸 다시 뛰나봐라 하는 생각 뿐이었다.
그래도 끝까지 달릴 수 있었던 건, 소박하긴 하지만 ‘나 자신의 목표’가 있었고(① 목표), 15KM, 25KM, 35KM 마다 먹어야 할 에너지젤을 주머니에 갖고 있으며(② 준비), 결승선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③ 동기).

다음 목표는 자연스레 Sub-4가 되어야겠지만, 즐기는 마음을 되찾기 위해서 한동안은 10KM 스프린트에만 출전하기로 했다. 그것도 결승선에서 만났던 사람과 함께 뛴다니, 이번에야 말로 정말로 즐거운 달리기가 될 것 같다.
그나저나, 미즈노에서 얻은 양말은 왼쪽 엄지발가락 부분에 구멍이 나 버렸다. 딱 두 번 신고 더는 못 신게 되다니, 아쉬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