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팅룸 연남

로컬스티치 김수민 (Sumin Kim) 대표님 팟캐스트 듣고 굳이 미팅 장소로 정해서 겸사겸사 찾아가봤다. 공간 컨설팅, 디렉팅을 업으로 하는 핏플레이스(FIT place)가 만들고 직접 오퍼레이션까지 하는 공간이라고.

푹푹 찌는 더운 날 골목골목 후비며 찾아가서 그랬는지 한국 아니고 고온다습한 기후의 동남아 어느 나라의 카페에 온 것 같았다. 나무 소재와 식물 배치가 많아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 주변을 보면 또 전형적인 한국의 다세대주택 빌라촌이다.

그 전형적인 빌라 건물 1층의 내부 인테리어를 다 뜯어내고 벽면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신축 건물이 이런 인테리어를 했다면 ‘트렌디’한 척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거부감이 있었을텐데, 시간의 흔적이 쌓인 오래된 집이었다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음료를 팔기는 하지만 단순히 ‘카페’라고만 하기도 좀 그런 것이 실제로 어떤 공간은 누군가의 작업실(음악) 또는 쇼룸(모자) 또는 팝업스토어(꽃집, 책방)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그냥 텃밭인 줄 알았던 공간도 나름의 맥락과 이유가 있었다. 도시 소농을 위한 컴패니언 플랜팅, 이라나.

이런 구조를 보면 법돌이인 나로서는 대체 이들이 어떤 계약조건으로 어떠한 권리의무를 주고 받았을지 머리가 복잡해지지만, 이 XS size 좁은 공간에 여러 주체들이 모호한 경계 위에서보고 오밀조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놀라울 따름.

(이 공간에서 풍기는 ‘갬성’이랄지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네이버/구글에서 “피팅룸연남”을 뚜드려보자. 파워핫플러 언니들의 쓴 생생한 후기를 접할 수 있다.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분들처럼 피부에 챡챡 와닿게 쓰기는 어렵다…)

프릳츠 커피 컴퍼니

프릳츠커피 다녀오고 생각이 많아졌다.

왜 어떤 카페는 ‘이렇게나’ 잘 되고, 어떤 카페는 파리만 날리다 결국에는 망하는가.

입지? 마포구 도화동이 뜨고 있는 동네라고 하기는 어렵고, 공덕역 가까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거리에 있다. 대로변이 아니고 오히려 같은 블 대로변 건물 1층에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다.

분위기? 확실히 이색적이다. 기계로 찍어낸 듯 유사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느 프랜차이즈 카페들과는 당연히 다르다.

전에는 고깃집이었던 마당이 있는 2층 양옥집 ― 지면에서 0.5층 높게 1층을 두는 이런 건축양식(?)을 일컫는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 ― 을 통째로 사용한다. 반지하에 빵을 굽는 시설이 있고 1층에 계산대, 커피, 빵 그리고 기념품(컵, 모자, 티셔츠 등) 판매대가 있으며 1층 일부와 2층에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다 만 듯 천장과 벽을 그대로 노출했다. 이런 스타일은 이제 새롭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키취적인 느낌은 없다. 오히려, 이런 복고 느낌은 우리가 제일 잘 살릴 수 있다, 하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게 원래 우리 색이야… 같은? 그래서 가구, 조명 기타 소품의 선택에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 자신감은 계산대와 커피를 내리는 공간을 1층 가운데에 배치하고 아무런 칸막이를 두지 않음으로써 완전히 개방하는 형태에서도 묻어났다. 넓지 않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했겠지만, 보시려면 얼마든지 보시고요… 그런 것 아니었을까 싶다.

맛? 압도적이었다. 최근 마셨던 어떤 커피보다 강렬한 경험을 선사해주었다. 입구에서부터 진동하는 빵 굽는 냄새에 코가 홀렸다.

커피를 마시는 물개가 그려진 로고. 귀엽지만 의아했다. 커피랑 물개가 무슨 상관이지? 역시 아무 상관이 없었고, 아무 상관이 있을 필요가 없었다. 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골목마다 카페가 들어서는 이 시대에 프릳츠 커피 컴퍼니는 전에 없던 새로운 존재로 자리매김을 하는 데 성공한 듯 보인다. 이걸 한 번에 다 잘 해내는 카페가 몇이나 있을까 싶다.

마포 현래장 (賢來裝)

서울 마포 도화동에 위치한 수타 짜장면 파는 중식당.

마포대교 북단 불교방송국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다.

나는 한국인이 사랑한 짜장면 5選을 보고 찾아갔다.

노포(老鋪,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답게 전통있는 짜장면 맛이었다(손짜장면 5,000원).

군만두는 평범했다(5,500원).

신촌 찌개집

신촌 찌개집 오랜만에 갔는데, 비오는 날이고 해서 손님이 폭주, 사장님 말씀으로는 올 여름 처음으로 만석(滿席)을 하였는데 하필이면 돼지고기가 다 떨어져서 지금 좀 기다려야 한다고.

“빈 속에 맥주가 진짜 맥주”라는 친구와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OB골든라거를 음미하였으나 둘이서 세 병을 비울 때까지 돼지고기는 도통 오지를 않아.

문이 열리면 돼지고긴가 싶어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결국 사장님께서 다음에 오라며 미안하다고 맥주 값도 안 받고 우리를 내보내셨지만, 우리는 비 그친 신촌 바닥을 돌고 돌다가 돼지고기 배달차 비스무레 한 것이 찌개집 앞에 도착한 것을 목격, 그 길로 찌개집으로 올라가 사장님께 외쳤다.

사장님 지금 돼지고기 왔죠.

가게 안의 다른 손님들은 으아, 진짜 으리, 으리를 외쳤고, 긴 머리에 흡사 예술가의 모양새를 하고 약간은 촌스런 K대의 빨간 티셔츠를 입고 계시던 사장님은 우리를 보고 반가움에 얼싸안고 두둥실.

두툼한 돈육이 가득 담긴 양푼김치찌개를 들고 나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