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해도 괜찮아』 (김두식, 2012)

한 달에 한 번 모이지만 두 달에 한 번 정도 얼굴을 내미는 독서모임이 있다. 선한 눈빛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지적이고 유쾌한 대화를 나눈다.

지난번 모임에서는 김두식 교수의 『욕망해도 괜찮아』(창비, 2012)를 읽었다.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욕망해도 괜찮다니. 당연히 괜찮지 그럼. 욕망이 괜찮고 말고 할 문제인가. 욕망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으면 그때부터 욕망이 없어지기라도 하는가.

그러니까 이 책은 어려서 ‘욕망하면 안 된다’는 계율을 내면화하여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 가치관에 붙들려 있는(또는 속고 있는) 사람들이나 한번 읽어볼 법한 그런 책인 것이다.

다행히 발제가 재밌었다. 펀치라인은 “모범생 저자는 욕망을 글로만 배운 것 같다.”

그리고 “‘남자란 이렇다, 여자란 저렇다’고 일반화하는 건 늘 위험하고 언제나 틀린 명제지만 … 무식하게 툭 던져본다면, 아무래도 사랑에 자신을 던지는 건 남성보다 여성 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424쪽)라고 쓴 부분에 대하여는, 언제나 틀린 명제를 무식하게 툭 던지지 말았어야 라고.

‘학벌 욕망’을 논할 때는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수도권에 위치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하였고 (아마도) 4대 보험이 적용되는 번듯한 일자리(또는 자영업, 전문직)를 가졌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생각이 다양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정체성의 여러 부분에서는 여전히 동질적이었던 것이고 어쩌면 그 이유 덕분에 공감대가 더 쉽고 넓게 형성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항상 만나는 사람, 나와 비슷한 사람이 주는 편안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해서 이번 일요일에는 또 다른 친구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에 구경가기로 했다.

글쓴이

Sehee Park

Advocate for Innovators. Law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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