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사회』를 읽고

Müdigkeitsgesellschaft. 피로사회. 한병철. 문학과지성사. 2012.


신경성 폭력

[1]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다.” 21세기의 시작은 신경증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신경성 질환들은 경색(梗塞)성 질병이며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질병으로 면역학적 기술로는 결코 다스려지지 않는다.

[2]

이 사회는 기존의 면역학적인 조직과 방어의 도식으로는 전혀 파악할 수 없는, 이질성Andersheit과 타자성Fremdheit의 소멸을 두드러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구도 속으로 점차 빠져들어 가고 있다. 오늘날 이질성은 격렬한 면역 반응을 촉발하는 가시가 빠진 차이로 대체되었고, 타자성 역시 날카로움을 잃고 상투적인 소비주의로 전락하였다.

[3]

이 시대를 면역학적 시대로 가정하는 로베르토 에스포지토Roberto Esposito의 면역성 이론은 잘못된 가정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이민자나 난민은 위협이라기보다는 짐스러운 존재로 여겨질 뿐이다.

[4]

면역학적 패러다임은 ‘세계화 과정’과 양립하기 어렵고, 오늘날 문화이론적 담론에서부터 생활감정 자체까지도 지배하고 있는 ‘혼성화 경향’과도 반대된다.

[5]

자아의 면역학적 자기주장은 부정의 부정(부정성의 변증법)을 통해 관철되는 것이지만, 21세기의 신경성 질환들은 긍정성의 변증법을 따른다.

[6]

 

글쓴이

Sehee Park

Advocate for Innovators. Lawyer.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