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공모전 심사 후기

우연한 기회로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 심사위원이 되어 서류심사, 발표심사를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다.

문제설정의 중요성

어디까지나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이므로 ‘문제설정’이 가장 중요하다. 대학생 팀들 중 대학생 특유의 관심사, 20대 고유의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한 문제설정을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아주 참신했다. 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문제라서 그런지 발표에 자신감이 느껴지도 했다. 이렇게 문제설정이 참신하면 ‘문제해결’ 부분이 약해도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는 않았다.

배경 설명은 간략히

특정 산업에 대한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이라서 그랬는지, 해당 산업의 배경에 대한 설명을 슬라이드 몇 장씩을 써가며 장황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체 설문조사, FGI를 거친 내용들이라고 해도 기존에 보도되거나 발표된 자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들이었다. 심사위원들은 각 금융사 및 금융기관 현업 실무자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들에게 이런 배경 설명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만약 해당 산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사람들이 심사위원이었다면 얘기가 달랐겠다. 그러니 사전에 어떤 사람들이 심사위원들로 오는지 정도는 파악해두어야 한다. 게다가 서론에서 너무 힘을 뺀 탓인지 문제설정, 문제해결을 매우 대충 해놓은 경우도 있었다. 정작 힘을 주어야 할 곳은 그 부분인데 말이다.

역시, 핵심은 문제해결

어디까지나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이므로, 자신들의 설정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핵심이 있다. 결국 ‘어떻게’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발표시간은 총 5분이었으므로, 가능하다면 3~4분을 여기에 할애해야 맞다. 그런데 앞에서 썼듯이 서론에 너무 힘을 주는 경우가 많았고 하물며 그렇게 장황한 서론이 인상적이지도 않았다. 배경 리서치는 열심히 해놓고 막상 문제해결에 필요한 기술이나 제도에 관한 리서치는 부실하게 한 경우도 있었다. 문제해결의 내용이 매우 복잡하여 대강 들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복잡한 서비스가 매력이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복잡한 구조가 정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을까. 아무리 아이디어 공모전이라고 하지만 실현가능성을 전혀 생각지 않은 듯한 내용도 있었다. 최소한 현재 단계의 기술 발전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한계점은 무엇인지 등은 언급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되었다.

기대효과는 깔끔하게

마지막으로 매우 거창한 기대효과를 늘어놓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모양 좋은 단어들에 현혹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텐데 너무 동떨어진 얘기를 해서 갑자기 현실감각이 싹 달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발표 전체가 허황된 것처럼 보일 위험이 있고 잘 쌓아온 점수를 끝에 가서 날려먹는 꼴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문제설정이 너무 거창해서 기대효과도 거창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기대효과는 가급적 구체적으로 이왕이면 숫자로 나타내는 것이 좋겠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 정합적인 내용들만 간추려서 넣는 편이 깔끔한 마무리라고 생각된다.

끝으로

문제설정이 참신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리서치와 고민을 많이 한 팀들은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놀라운 점은 여러 심사위원들의 평가 의견이 아무런 논의를 거치지 아니하였음에도 거의 동일하였다는 것이다.

글쓴이

Sehee Park

Advocate for Innovators. Law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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