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일하는 문화 (Sentbe TED)

김현유(Mickey Kim) Google 전무의 “실리콘밸리의 일하는 문화” 특강(Sentbe의 자체 행사: Sentbe TED) 내용 정리. (유익한 행사를 기획해주신 Sentbe에 감사합니다.)

  • 미팅은 정해진 시간에, schedule-based work process
    • 팀 미팅, 1 on 1 미팅 모두 정해진 시간에 진행
    • 미팅 희망시 빈 slot에 참가인원을 invite 하여 arrange
    • 자료 준비 등 집중하고 싶은 시간대도 본인이 설정
    • 위 업무 일정은 팀원들 모두 스케쥴러로 공유 (google calendar)
    • 일정 예측 가능, 하고 있는 일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문화
    • 출퇴근 시간, 업무 장소의 유연화로 Work-Life Balance 달성됨
  • 성과평가는 Career Development에 도움이 되도록, 냉정하게
    • 분기마다 OKR(Objective & Key Result) 직접 작성
    • 2분기마다 주로 가까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평가 실시
    • 평가는 크게 3분야 “한 일, 잘 하고 있는 일, 더 잘 해야 할 일”
    • 실명 평가이고, 평가 작성에 시간을 많이 들임
    • 자기 직급(Lv.)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야만 승진이 가능
    • 성과평가 과정이 피평가자의 Career Development에 도움이 됨
  • Management Communication은 자주, 공개적으로
    • 회사 정책, 방향 설명하는 타운 홀 미팅을 자주 개최함
    • 타운 홀 미팅 전부터 내부 시스템으로 질문을 취합하고,
    • 인기 있는 질문일수록 상위로 올라가서 답변을 주는 시스템
    • 직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하여 ownership을 갖게 됨
    • 불필요한 웅성거림을 줄이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줌
  • Q&A
    • Google은 검색 → Mobile First → AI First 추진 중
    • 업무에 있어서 over-communication은 매우 중요

신혼일기

영화고 드라마고 예능이고 주변에서 먼저 재밌다 괜찮다는 평을 들은 다음에야 보기를 시작한다. 그래야 다 보고 나서 보는데 쓴 시간이 아깝다는 후회를 줄일 수 있을 것만 같아서다. 그래도 아내가 같이 보자고 하는 게 있으면 (공통의 레퍼런스를 늘리기 위해서도) 어지간하면 같이 보는 편이다. 나영석 PD의 신작 tvN 신혼일기 역시 아내와 함께 1화, 2화를 보게 되었다.

강원 인제 어느 산골 외딴집, 나영석 PD의 전작 <삼시세끼>가 자연히 떠오르는 공간적 설정에 구혜선-안재현 부부가 겨울을 나기 위해 하루종일 밥해먹고 먹은 것 치우고 소일거리 하다가 잠들고 이 부부와 함께 지내는 견 또는 묘가 간간이 등장하고 하는 내용이 무어 새로운 것이 있겠는가 싶었는데 마치 전통적 성 역할이 뒤바뀐 듯한 털털한 방구쟁이 구혜선과 솜씨있게 요리하여 이쁘게 담아내기를 좋아하는 안재현, 이 부부가 투닥거리는 모습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긴 하였다.

물론 그 재미가 전부는 아니었다. 바로 2화에서부터 어쩌면 나영석 PD가 이번 신작을 통하여 말하고 싶은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본격 등장한다.

구체적인 상황은 이랬다. 구혜선은 (강원 인제 산골까지 온 마당에) 설거지와 부엌 정리에 정신이 팔린 안재현을 못마땅해하고, 안재현은 (어쨌거나 방송이라는 점을 의식하였기 때문인지) 설거지와 부엌 정리를 해두고 싶어 안절부절 한다. 이 장면까지 본 아내와 나는 의외로 구혜선이 철이 없는 편이고, 안재현이 살림꾼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정반대에 가까웠다. 안재현이 본격적으로 집안일을 분담한 것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던 것이다. 결혼 직후부터 최근까지 거의 모든 집안일을 도맡았던 것은 (이 땅의 많은 부부들의 모습과 유사하게, 아내인) 구혜선이었다. 구혜선은 안재현에게 당신이 지금 느끼는 그 스트레스와 멘붕이 바로 자신이 결혼 초기에 집안일을 하며 겪었던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이 말을 들은 안재현은 발끈하여 그럼 당신은 나와의 결혼을 후회하는 것이냐(?!), 당신의 말은 마치 우리의 결혼생활이 최악이기만 했다는 것 같다(?!)는 식의 극단적인 반응을 하기에 이른다.

와, 대화가 이쯤에 이르면 일단 팝콘이랑 콜라가 어디에 있더라…, 잠시 진정하고 이 부부의 대화를 계속 지켜보았다. 구혜선은 몹시도 차분하게, 나는 지금 당신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다, 라고 정리하였고, 이에 안재현은 자신이 구혜선의 말에 뜨끔하여 그만 발끈해버렸다고 자신의 미숙한 반응에 대하여 사과한다. (안재현의 이 사과는 아주 좋았다.) 어느 틈에 자포자기 하지 않고 서로의 변화를 이끌어내서 현재에 이르렀더라도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계속해서 대화를 필요로 하는 것이 부부로구나, 감탄하게 된 순간이었다.

구혜선은 결혼 직후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마치 자신이 집안일을 하려고 태어난 사람 같아서 힘들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설거지 구혜선 100%, 빨래 구혜선 100%, 쓰레기버리기 구혜선 80% (20%는 안재현 따라나옴)”을 내용으로 하는 ‘고발장’을 쓰기에 이르렀고, 안재현은 그 ‘고발장’을 보고서야 집안일 분담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고. 자신의 아내를 “구님”이라 부르고 어지간하면 아내의 뜻에 따르려 하고 요리하기를 즐기는, 얼핏 보기엔 집안일 정도는 착착 알아서 잘 할 것만 같은 안재현에게도 위와 같은 “계도”의 기간이 필요했는데, 부엌에 들어오지 말라고는 안 하셨지만 그렇다고 부엌에 들어오라고 하시지도 않았기에 자연스럽게 기타 집안일로부터 멀어져 이제는 집안일이 낯설기만 한 사람들은 얼마나 갈 길이 멀었겠는가.

전작 <삼시세끼>에서 멋스럽게 기른 수염 덕에 그저 상남자인 줄만 알았는데 요리와 부엌일을 능숙히 해내는 “차줌마”를 등장시켜 주부 경력 30년에 빛나는 우리 어머니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을 감탄케 하고 남자라서 못한다는 건 그저 핑계이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했던 나영석 PD는 이제는 구혜선-안재현 부부를 통하여 맞벌이가 기본이고 외벌이가 예외인 시대의 새로운 부부상을 보여주려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누가 설거지를 더 많이 했니 빨래를 더 많이 했니, 고작 사소한 집안일을 가지고 치사하게 따지고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사소한 집안일의 치사한 분담에서부터 진짜 부부생활은 시작되는 것이 아닐른지.

컨택트 (Arriva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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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Ted Chang이 쓴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으려고 벼르다가 이렇게 영화를 먼저 봤다. (소설과 영화는 내용상 미세한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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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지구 곳곳에 도착한(arrival) 외계생물체. 그들이 지구에 온 목적을 알아내기 위해 그들에게 인류의 언어를 가르치고 그들의 언어를 배운다니. 인류와 외계의 접촉이 이렇게나 절차적이고 수줍은 것이라니. 하기사 지구에 올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을 가진 외계 문명은 이 정도로 점잖을 수도 있겠거니.

결국 엄마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지금, 만나러갑니다> (2004)가 연상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조디 포스터의 <콘택트> (1997)를 생생히 기억하는데, 한국 개봉 제목을 굳이 제목을 ‘컨택트’로 지은 이유가 궁금하다.

더 킹 (2016)

주인공의 나레이션 덕분에 전개가 상당히 빠른 편인데도 러닝타임 2시간 30분을 넘긴다.

그렇다고 이야기에 깊이가 있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피상적”이라는 비판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가볍다.

가벼운 대신 재미는 있다. 오락영화의 문법에 충실하다.

이 영화의 씬스틸러는 안희연 검사를 연기한 배우 김소진. 그가 등장할 때마다 장면 속 공기가 바뀌는 느낌이 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