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유일하게 챙겨보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드디어 마지막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진작부터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이)를 밀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마음의 동요가 없고 아주 편안하다.

그 재밌다던 ‘응칠’, ‘응사‘를 보지 못하였기에, 좋게 보면 전작의 변주, 나쁘게 보면 자기 표절이라고도 할 수 있을 몇 몇 에피소드들 마저도 매우 새롭고 재미있게 보았다.

거의 완벽하게 ‘닫힌 공간’인 쌍문동 봉황당 골목, 약 스무 명 남짓 되는 사람들이 그 흔한 말다툼 한 번 없이, 항상 서로에게 선의로만 대하는 저런 관계들은 현재는 물론이거니와 1988년 당시에도 찾아보기 힘들었을 것 같다.

나이도 있고 힘도 있도 (복권 당첨 덕분이긴 하지만) 재력도 있는데, 유머에 포용력에 배려심에 씀씀이까지 갖춘 ‘미란’과 무려 N수를 하면서도 기죽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정봉’은 정말 어디에도 없을 매력적인 캐릭터.

19화를 보면서, 대구에 계신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갱년기 우울증을 겪는 중년 여성의 모습을, 라미란씨가 정확히 연기해냈고, 그 모습에서 간혹 어머니가 겹쳐보여서, 가슴 아팠다. 이번 주말에는 어머니께 ‘응답’을 드려야겠다.

이 드라마가 반가웠던 것은 이 드라마가 곧 주말의 시작을 의미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가 끝나도 여전히 주말은 오겠지만, 어딘가 허전하긴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