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소, 검정소

누렁소와 검정소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실화인지는 모르겠다.

조선의 황희 정승이 논밭을 거닐다 누렁소와 검정소로 밭을 갈고 있는 농부에게, 누렁소와 검정소 중 어느 소가 일을 잘하오, 묻자, 농부가 황희 정승에게 가까이 다가와서는, 누렁소 쪽이 조금 더 일을 잘합니다, 하고 귓속말을 하더라는 이야기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지능이 없는 동물 앞에서도 흉 보는 얘기를 삼갈 정도로 말 조심을 하여야 한다, 정도의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알고 있다.

아직 말문이 트이지 않은 아가들도 자신의 이름이 나오는 이야기에는 귀를 쫑긋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먹는다기보다는 말하는 이들의 표정, 말의 억양, 뉘앙스, 주변의 분위기를 예민하게 감지하는 것 같다. 뭔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웃거나 즐거워하고, 심각한 이야기를 하면 뾰루퉁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그때마다 저 누렁소, 검정소 이야기가 떠올라서 한편으로는 우습고 또 한편으로는 무섭다.

글쓴이

Sehee Park

Advocate for Innovators. Law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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