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rry Night

왜 오늘에야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보관기간은 3개월이라 하였다. 아무리 늦어도 지금쯤은 연락이 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길래 일요일 저녁을 핑계로 오랜만에 그 카페에 방문하였다. 그것은 어쩌면 아픈 추억일 수도 있기에, 차라리 내가 챙겨서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겠노라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마지막까지 완성을 해서 액자까지 맞추어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고, 내 마음이 아리기도 … The Starry Night 계속 읽기

버스 안에서

브리브리한 브리또와맥맥한 맥주 한 잔. 해방촌의 훼방을 피해 한강 다리를 너울너울 건너간다.흐르듯이 살아버리는 것이다.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우수수 내린다.하마터면 따라 내릴 뻔하였다.아, 버스를 반대 방향으로 탔구나.남산을 보고 저기가 남쪽이니까 난 북쪽으로 가야하니 이 방향이 맞다 싶었는데.오호라, 남산이 남쪽에 있어서 남산이 아닌가벼.반포대교 남단.나는 태권도 삼단.이 교통정체의 정체는 잠수교의 잠수.

지슬 (2013)

생각했던 것만큼 유머러스한 영화는 아니었다. 무게와 재미를 동시에 담았다는 평을 많이 접했었는데 말이다. 4.3을 다루는 영화가 이 정도보다 덜 묵직하고 가볍기란 불가능할 것 같다. 오히려 이 엄청난 사건을 소재로 하면서도 절제된 미학을 선보인 오멸 감독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다리가 불편한 어미가 몸으로 품어낸 지슬(감자를 뜻하는 제주 토박이말)이 불길에 구워져서 남아있는 이들의 허기를 달래어 준 장면과 … 지슬 (2013) 계속 읽기

나비와 지하철

지하철 2호선 봉천역 정차. 문이 열리고 닫히는 그 틈을 타 나비 한 마리가 살포시 날아들었다.인간의 몸짓에만 눈이 익었던 나는 생경하기 짝이 없는 나비의 비행을 눈으로 쫓다가문득 인간들만 사는 세상은 얼마나 외롭고 단조로운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쉴새없이 날개짓을 하던 나비는 한 중년 남성의 양복 끝자락에 간신히 앉았다.책을 읽고 있던 이 중년 남성은 나비를 발견하고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 나비와 지하철 계속 읽기

고모께서 용돈을

오늘 오전, 오랜만에 계좌를 확인했는데, 잔고가 늘어있었다. 딱히 돈이 들어올 일은 없었는데. 실은 며칠 전부터 인천에 사시는 고모께서 나에게 용돈을 보내주겠노라며 연락을 해오셨다. 당연히 나는 고모께 그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고 하고 계좌 정보 따위는 일체 알려드리지 않았다. 급기야 고모께서 대구에 계시는 어머니께도 전화를 하신 모양이다. 바로 어제 어머니께서 세희야 네 고모가 이런 연락을 해왔다 하시며 … 고모께서 용돈을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