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조카의 배밀이

첫 조카가 뒤집고, 기대어 앉고, 홀로 앉더니, 드디어 배밀이를 시작했다고 한다. 아직 앞으로 기어가지는 못하고 뒤로만 갈 줄 안다고. 초등학교 때인가. 강낭콩을 길러보라는 숙제를 받았는데, 솜 덮고 물 주고 하루 이틀 밤을 지나면 뭐 유심히 관찰할 새도 없이 어느새 훌쩍 자라버려서 김이 샜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한 생명이 나고 자라는 단계 단계마다 이렇게 ‘경이(驚異)’가 숨어있었구나. … 첫 조카의 배밀이 계속 읽기

아버지의 뜻대로

사촌동생이 있다. 이 녀석이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한 것은 순전히 우리 아버지 때문 혹은 덕분이다. (반대로 나는 ‘직업 군인’의 고단함과 애환을 가까이서 보았기에 한사코 말렸던 편이다.) 아버지께서 사촌동생을 구워 삶기 위한 전략은 실로 굉장했다. 일단 명절과 경조사로 이 동생을 만날 일이 있을 때마다 “공사! 공사”를 연호하셨다. 양손을 이용, 0과 4를 번갈아 내미는 앙증맞은 동작까지 곁들이셨다. (이를 지켜보는 … 아버지의 뜻대로 계속 읽기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

대학 새내기 시절부터 외교관이 되어서 반드시 외교가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노라며, 지금껏 그 길만을 좇으며 살아 온 친구가 있다. 처음 그 친구를 만났을 때는 대학 신입생 주제에 무척이나 교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힘이 부치지 않는가. 그러나 시간이 조금 흘러서는 합격자가 고작 40명 정도에 불과한 그 시험에 도전한 친구가 안쓰럽고 가여웠다. 그러다가 지금은 …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 계속 읽기

발 먼저, 발 먼저

연희성당 가는 길에 야구경기용 소운동장을 지나는데, 나는 비로소 오늘 사회인 야구, 라고 하는 것을 처음으로 아주 가까이에서 보았다. 나도 초등학교 때까지는 연식구라고 하는 공과 알루미늄 배트로 야구라는 것을 곧잘 했었는데, 그 뒤론 줄곧 농구와 축구 뿐이었다. 아무튼 내가 지나갈 무렵 하필이면 타자가 야무지게 공을 깡 하고 쳐냈는데 그 타구가 그만 3루수 품에 안기고 말았다. 히트 … 발 먼저, 발 먼저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