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미니홈피

2000년 2월 24일 개설, 11년 하고도 5개월이 지났다.
130425명이 미니홈피에 방문했고, 나도 17672번 접속했다.
469명과 일촌을 맺었고. 1650개의 다이어리를 쓰고,
2546장의 사진, 821개의 게시판 글, 8000개가 넘는 방명록.
닫았다 열었다 변덕도 부려봤다.

이만하면 충분하다.

서산, 청주 출장

목요일 서산, 월요일 청주, 충청 민심을 읽으러 바쁘게 돌아다녔다.

서산에서는 임관 동기들을 만났고 장장 아홉 시간을 고속도로 위에서 보냈다.

청주에서는 사회 보도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J기자님을 면알했다. 네이버 검색 결과, 유사 석유 판매, 무면허 시술, 초등생 성추행, 보험 사기 등 언뜻 보기에도 쉽지 않은 사건들만 보도했다.

오늘 만날 줄 알았다면, 미리 좀 찾아보고 영상들도 확인했을텐데, 마냥 즐거운 얘기만 나눴다. 저런 보도를 하면서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을 테다. 아니면, 내가 너무 아마추어적인 건지….

밤 기차를 타고 부산역에 당도하여 늘어선 택시 중 하나를 골라잡아 숙소로 돌아왔다. 군 부대로 간다고 하니, 군인이냐면서 본인의 군 생활을 늘어놓는 기사님 덕에 크게 심심하지 않았다.

방에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 것도 없다. 룸메이트가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싹 비워져있다. 며칠 전부터 방을 옮기라는 얘길 듣긴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옮겨질 줄이야.

하라면 하는 게 군대라지만,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게 답답하다. 타인을 배려한 지시, 아랫사람을 고려한 결심은 드물다. 이런 조직에서는 자존감이 아주 강하거나 자기 합리화에 특히 뛰어난 이들만이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리.

내일은 나도 방을 옮겨야 한다. 군 생활 내내 방 문제 때문에 몸 고생, 마음 고생했더니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 앞으로 6개월이다. 좋고 나쁜 일이 많았지만, 나쁜 일만 오래 남을까봐 걱정이다.

몸 길들이기

해가 지고 한참이 흘러도 뜨거운 바람이 부는 대구의 여름이다. K의 모교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했다. 정확히는 공부는 따로 했고 식사, 휴식만 같이 했다.

K와 이렇게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건 고등학교 3학년 때 이후로 처음이다. 그때가 2003년이니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K는 다 잘 될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지만, 나는 조금 두렵다.

오늘도 오전 내내 LEET 기출 문제를 풀었는데, 몸 상태가 별로인 걸 알 수 있었다. 내 몸은 내가 안다. 남은 시간 동안 감각을 예리하게 다듬어야 한다. 컨디션이 딱 올라왔다고 느껴야 자신감도 생긴다.

방법은 딱 하나다. 몸을 길들이는 거다. 그것도 무식하게. 오늘은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식사, 휴식, 산책 빼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었다. 땀이 차고 좀이 쑤셨지만 버텼다.

악셀 하케와 조반디 디 로렌초가 쓴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푸른지식, 2011)을 읽었다. 저자들과 고급 수다를 떤 느낌이다. 경험에서 출발하는 얘기는 무엇이든 좋다.

다니엘 벤사이드의 『저항 -일반 두더지학에 대한 시론』은 책장만 넘기는 수준이었고,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도 마찬가지였다. 내일은 이 지점에서 다시 올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