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희망은 헛되고, 헛되기에 희망이다

오예, 주말이다.
이 비를 뚫고
대구로 간다.

아아, 나는 간다.
무더위와 가족이 기다리는
대구로 간다.

친구들이 나더러 점점 더 염세적인 인간이 되어간다고 한다. 원래가 낙천가는 아닌데다, 시간이 갈수록 헛된 희망을 하나 둘 버려가는 게 눈에 보이나보다.

무릇 모든 희망은 헛된 법이다. 헛되기에 희망이다. 희망의 사명은 처음 그것을 품을 때 느끼는 약간의 설렘과 희망이 꺾이었을 때 오는 영원한 좌절감에 있다. 그럼에도 다시 희망한다. 이것이 삶이다.

나는 여전히 많은 것을 희망한다. 여전히 사람을 깊이 믿지만 더는 쉽사리 기대하지 않을 뿐이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바는 넘치지만 굳이 강요치 않을 뿐이다.

세계의 좋은 상태란 없다. 세계는 언제나 그 자체로서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완전하게 존재한다. 세계가 뭇개인의 희망과 의지에 일일이 응답할 의무는 없다. 환상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건, 개인의 자유다. 그게 키치든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아직 나는 나에게도 남에게도 자신있게 떠벌일 희망을 품지 못했다. 찾질 못했다. 그 뿐이다.

글쓴이

Sehee Park

Advocate for Innovators. Law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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