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반성

… 그러니 자기 반성의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어설픈 책 한 권 쓰고 혁명갑네 하고 떠드는 인간보다는 내가 책은 더 많이 읽은 서평전문가니까 꾹 참고 들으라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당신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걸 새겨 두기 바란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책을 읽고 그걸 정리하는 데에는 당신보다는 내가 낫다. 나는 십 년이 넘도록 그렇게 하도록 훈련을 했지만 당신은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책에다 갈겨 놓기에 바쁜 사람 아닌가? 책 한 권 쓰고 나면 뿌듯하고 세상이 당신 손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있다는 건 안다. 그러나 그런 느낌 따위는 버리는 것이 좋겠다. 그런 왕자병을 극복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 진정으로 호소력 있는 책을 쓸 수 있다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 선생 없이 배운 독학자들은 그래서 티가 난다. 밟아 주는 사람이 없어 웃자란 보리처럼 거만을 떨고 있는 스스로를 돌이켜 보는 게 좋겠다.

― 강유원, 『책』